“김대유처럼 될까?” 203cm 좌완 사이드암 케네디, LG 불펜의 새로운 승부수
LG 트윈스가 후반기 불펜에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인공은 키 203cm의 호주 출신 좌완투수 존 케네디다.
일반적인 좌완 불펜과는 투구 궤적부터 다르다. 큰 키에서 공을 내리꽂는 유형이 아니라 낮은 팔 각도에서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폼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케네디의 LG 데뷔전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바로 과거 LG에서 뛰었던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다.
203cm 장신인데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폼
케네디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투구폼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케네디에 대해 타자 입장에서 공이 상당히 가까운 곳에서 날아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스리쿼터보다 더 낮은 팔 각도에서 공을 던지며, 사실상 사이드암에 가까운 유형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203cm라는 큰 키까지 더해진다.
일반적인 좌완투수와는 타자에게 전달되는 공의 각도와 체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케네디가 LG 불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빠른 공 하나보다는 낮은 릴리스 포인트와 디셉션, 체인지업을 이용해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염 감독 역시 불펜 피칭을 직접 확인한 뒤 “제구력은 괜찮은 것 같다. 디셉션이 좋다”고 평가했다.
김대유가 떠오르는 이유
LG 팬들에게 케네디의 투구폼이 낯설지 않은 이유가 있다.
바로 김대유다.
김대유는 좌완이면서도 비교적 낮은 팔 각도에서 공을 던지며 타자들에게 까다로운 궤적을 만들어냈던 불펜투수다.
특히 LG에서 활약했던 2021~2022년은 김대유의 커리어에서 인상적인 시기였다.
2021년 김대유는 LG에서 64경기, 50⅔이닝,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59경기, 39⅔이닝, 평균자책점 2.04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단순히 좌완이라는 이유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낮은 팔 각도에서 나오는 공의 특성과 좌타자를 상대할 때의 이점, 그리고 불펜에서 짧은 이닝을 책임지는 역할이 잘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케네디를 보면서 김대유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다만 두 선수의 투구 스타일을 완전히 동일하게 보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케네디는 203cm라는 압도적인 신장을 가지고 있고, 체인지업을 통해 우타자까지 상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범위가 더 넓을 가능성이 있다.
염경엽 감독이 강조한 “원포인트는 없다”
케네디의 활용법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단순한 좌타자 상대용 카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염경엽 감독은 그동안 원포인트 릴리프보다는 상대 타자와의 매치업을 중요하게 보는 운영을 강조해왔다.
케네디 역시 마찬가지다.
좌타자가 나온다고 무조건 케네디를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전적과 타자 유형을 고려해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체인지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좌완 사이드암 유형의 투수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 체인지업까지 제대로 들어간다면 상대 입장에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조합이 될 수 있다.
기본 1이닝, 상황에 따라 2이닝
케네디의 역할도 어느 정도 명확하다.
선발이 아니라 중간계투로 기용한다.
기본적으로 1이닝을 맡기되 경기 상황에 따라 2이닝까지 소화하는 방식이다.
LG 입장에서는 상당히 필요한 유형이다.
후반기 불펜 운영에서 한 명이라도 안정적으로 이닝을 먹어주는 투수가 생기면 전체 불펜 운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케네디가 좌타자뿐 아니라 우타자까지 상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면 단순한 좌완 스페셜리스트보다 활용도가 훨씬 높아진다.
호주와 미국에서 쌓은 실전 경험
케네디는 미국 마이너리그와 호주프로야구를 거친 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94경기에 등판해 186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호주프로야구에서는 더 많은 경험을 쌓았다.
통산 128경기에서 295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3.72였다.
2025-2026시즌에는 선발로 10경기에 나서 52⅓이닝,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올해 3월에는 호주 국가대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도 참가했다.
즉, KBO리그가 처음이라고 해서 실전 경험 자체가 부족한 투수는 아니다.
결국 관건은 제구력과 체인지업
케네디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제구다.
203cm라는 큰 키와 낮은 팔 각도라는 독특한 장점이 있더라도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넣지 못하면 장점이 오히려 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염 감독이 직접 확인한 것처럼 제구가 안정적이고 디셉션이 좋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기에 체인지업까지 우타자에게 통한다면 케네디는 단순한 좌완 불펜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KBO 타자들이 처음 상대하는 투수라는 점도 초반에는 변수다.
낮은 팔 각도에서 203cm의 장신 투수가 던지는 공을 처음 보는 타자들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김대유의 전성기처럼 LG에 새로운 무기가 될까
김대유가 LG에서 보여줬던 2021~2022년의 모습을 생각하면 케네디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김대유는 당시 2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LG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케네디 역시 독특한 팔 각도와 좌완이라는 장점에 제구력과 디셉션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아직은 비교 단계일 뿐이다.
KBO리그 타자들을 실제로 상대해보기 전까지 케네디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LG 입장에서는 분명 흥미로운 카드다.
203cm 장신 좌완. 낮은 팔 각도.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폼. 체인지업.
이 네 가지가 제대로 맞물린다면 LG 불펜에서 상당히 까다로운 투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김대유처럼 LG 불펜의 숨은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KBO 타자들에게 빠르게 공략당할지는 이제 실전에서 확인해야 한다.
19일 KT전부터 실전 투입이 가능한 만큼, 존 케네디가 LG 불펜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첫 등판부터 관심이 쏠린다.
사진 엘지트윈스